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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송건호언론상 수상자 발표 -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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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송건호언론상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송건호언론상’ 심사위원회는 제23회 수상자로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를 선정했습니다.
‘동아투위’는 1974년 10월 24일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한 이후, 언론자유를 요구하다 해직된 편집국·방송국·출판국의 기자·프로듀서·아나운서들이 이듬해 3월 결성한 단체로서 지난 50년 동안 언론과 사회의 민주화에 기여했습니다.
되돌아보면 송건호 선생은 두 가지를 역설했습니다. 그것은 ‘언론의 독립’ 그리고 ‘언론인의 지사적 자세’였습니다. 이것이 언론자유를 지키고 언론인의 타락을 막는 핵심이라고 여겼습니다. 그것은 ‘말다운 말’의 회복을 위한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이제 미디어계는 급변했습니다. 매체는 늘고 정보통신기술 발달하고 전에 없던 플랫폼이 퍼지면서, 대중이 뉴스‧콘텐츠의 생산과 공급의 주체로 떠올랐습니다. 그로 인해 언론과 언론인의 개념이 달라지고 그 영역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신문‧방송 중심의 전통적인 미디어는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오늘날 언론은 자생력을 잃고, 자본에 기대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비판이라는 본연의 기능이 점점 약해지고 있습니다. 산업자본과 지역 토착세력에 그 소유가 넘어가 언론사가 사주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추세는 점점 빨라져 언론의 독립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언론인의 주체적 각성과 개별적인 노력을 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23회 심사위원회는 ‘언론인의 지사적 자세’에 주목했습니다. 매체와 기자는 넘치지만 참다운 언론인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이제 지사형 언론인상은 시대 흐름과 맞지 않는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언론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수록 대중은 뜻있는 언론인을 더 갈망합니다.
지사적 자세는 권력 앞에서 더더욱 필요합니다. 언론이 권력감시라는 본령을 게을리할 때, 민주공화정은 위기에 놓인다는 것을 ‘12·3 비상계엄 사태’는 여실히 보여줍니다. 언론인이 불의를 외면하면 소수의 비열한 자들이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에 몰두하게 됩니다.
송 선생은 “평상시엔 권력에 아부굴종하여 곡필을 일삼다가, 일단 그 권력이 물러서면 시체에 매질하는” 언론의 행태를 일찍이 꼬집었습니다. 언론자유가 있으면 정권에 사납다가도, 억눌리면 바로 고개 숙이는 모습은 여전합니다. 언론은 권력 앞에서 바람보다 먼저 드러눕는다는 조롱을 가히 받을만합니다.
선생은 정권의 폭압적인 통제로부터 언론자유를 지키고자 저항했고, 편집권의 독립을 선구적으로 주장하셨습니다. 또한, 언론인이 먼저 책무를 자각하고 본분을 다해야 한다고 소리 높였습니다. 그리고 지조와 품위를 잃지 않았습니다. 선생의 이러한 뜻과 자세를 잇는 단체가 동아투위입니다.
지난 세월 사회의 부조리과 병폐에 저항하며 자유언론의 정신을 지킨 것은 언론사에서 보기 드문 일입니다. 지금까지도 사회현안에 비판의 날을 세우며, 현역보다 더 곧은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5회 수상자인 동아투위에 다시 이 상을 드리는 것은, 지난 50년에 대한 찬사인 동시에 현역 언론인에 대한 경종이기도 합니다.
동아투위의 저항과 헌신이 없었다면 현대언론사는 얼마나 보잘것없으며, 정론직필이란 말이 얼마나 허망할까 생각해 봅니다. 이들은 수십 년간 신념대로 살 수 있다는 모범을 보였고, 이는 살아있는 언론정신이고 언론계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송 선생은 1980년대 언론 암흑기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악이 지배하는 시대에 그 악에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은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 시대에 참된 지도적 활동을 하려 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추위가 맹위를 떨쳐도 봄이 결코 머지않다는 것을 내다보고 있어야 한다. 또, 참을 수 있는 인내와 용기가 있어야 한다.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봄은 어김없이 오기 마련이다.”라며 자신을 가다듬는 동시에 언론인과 후배의 용기를 북돋웠습니다.
송 선생이 1975년 3월 동아투위와 뜻을 같이한 것은 그의 인생에서 큰 전환점이며, 저항언론인으로 이름을 남길 수 있었던 계기이자 기나긴 수난의 시작이었습니다.
선생이 ‘해직기자의 대부’로 불리며 동아투위의 동지가 된 것처럼, 동아투위 위원들도 이제 후배 언론인의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백발이 성성하도록 지켜온 ‘모든 자유를 자유롭게 하는 언론자유’라는 자유언론실천선언의 정신을 다음 세대가 온전히 이어가기를 희망합니다.
2024년 12월 23일
제23회 송건호언론상 심사위원회
심사위원장
김태진 청암언론문화재단 이사장
심사위원
김삼웅 –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공동대표
방정배 –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
서중석 – 성균관대 사학과 명예교수
송준용 – 재단 이사
변상욱 – 언론인
박용규 – 상지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김서중 –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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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건호언론상 수상 소감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이 부 영
다시 여명이 밝아오는 시기에 <송건호언론상>을 동아투위가 받게 되어 기쁩니다
1974년 10.24 자유언론 실천투쟁의 지도자이셨던 청암 송건호 편집국장님을 기리는 청암언론문화재단의 <송건호언론상>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가 수상하는 것에 만감이 오갑니다.
고 송건호 선생님을 기념하는 청암언론문화재단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는 엄혹한 유신독재에 항거하다 희생된 언론 투쟁사의 산물입니다. 청암 선생은 대거 해직당하는 동아 기자, 피디, 아나운서 등 후배 언론인들의 해직을 막으려고 온갖 노력을 하시다가 사주와 독재정권의 벽에 부닥쳐 스스로 사직서를 던지신 분이십니다. 젊은 언론인들과는 처지가 달랐습니다. 자녀들이 여럿 딸린 가장으로서는 20여 년 언론인 생활을 떠나시는 것도 무척 힘든 결단이었습니다. 당시는 박정희의 철권독재가 언제 끝날지 기약학 수 없는 암흑기였습니다.
2024년 12월 14일 저와 동아투위, 조선투위 동지들과 언론계 후배들은, 다른 많은 원로들과 함께 국회 정문 앞 천막 농성장에서 곧 있을 윤석열 탄핵 국회표결을 촉구하다가, 오후 1시 30분 KBS 정문 앞으로 옮겨 전현직 언론인 4,164명이 서명한 ‘민주주의 언론자유 말살하는 윤석열을 반드시 탄핵하자’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아래는 성명서의 요구사항입니다.
하나, 국회는 윤석열 탄핵안을 반드시 가결하라.
하나, 지난 2년 반 동안 자행된 정권의 언론탄압과 방송장악은 내란 사전정지작업이었다. 반드시 발본색원하고 언론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복원해 낼 것이다.
하나, 모든 언론사의 경영진과 간부들은 보도, 편집, 편성, 제작을 해칠 어떤 지시나 행위를 삼가라. 정치적 독립성과 정확성은 지금의 시기에 언론이 지켜야 할 엄중한 기본 책무다.
이날 오후 4시 국회는 의원 204명의 찬성으로 윤석열의 탄핵을 가결했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 언론자유도 한고비를 넘기고 다시 전진을 기약하게 됐습니다.
청암 선생님, 선생님의 가르침을 따른 동아투위, 조선투위와 80년 해직언론인들 그리고 전·현직 언론인들이 국민과 함께 언론자유의 새 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2024년 연말 동아투위가 청암 선생님의 <송건호언론상>을 두 번째 받습니다. 동아투위에 수여하겠다는 상을 고사했습니다만, 선생님의 유지를 따라야겠다는 뜻으로 수상합니다.
올해 자유언론실천선언 5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으로 <자유언론실천선언 50주년 특집본>을 냈습니다. 이 책을 자유언론실천재단 이름으로 선생님의 영전에 올립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후배 언론인들에게 부끄러운 선배로 남지 않도록 여생을 잘 살겠습니다.
청암 선생님, 감사합니다.
2024년 1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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