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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은 일제 식민 지배 아래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해방 이후 정규대학 교육을 받은 1세대로서, 언론계에 몸담고 얼마 되지 않아 언론인이자 젊은 지성인으로 세간에 이름을 알립니다.
   
 

선생은 자신이 처한 구체적 민족현실 앞에서 이 민족을 주체로 하는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선생은 역사의 급변기를 살면서 식민지배, 외세에 의한 해방과 분단, 이데올로기 대립과 전쟁, 참다운 민족지도세력의 약화, 정치·사회의 비민주화, 외세의 압력과 전쟁 위협, 경제난, 불평등, 경제종속화를 직접 체험하며 해결책을 모색하게 됩니다. 지식인이었기에 현실의 모순과 고통에 민감했고, 언론인이었기에 사회에 경종을 울려야 했지만 이에 따른 모진 시련을 겪게 됩니다.

 

선생은 지식인은 사회적 이데올로기의 생산자로서 명확한 논리와 지조가 필요하며 현실참여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하여 ‘참된 지성’을 강조합니다. 지식인의 지성은 ‘민족’이라는 입장이 견지 되어야 하며 한국민족의 한 사람으로 항상 민족적 입장에서 현실을 분석하고 고민하는 주체성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선생이 ‘민족지성’으로 불리게 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선생은 민족주의란 역사적·실천적 개념으로서 시대와 나라에 따라 그 과제와 담당세력이 다르며 ‘이데올로기적 기능’을 가진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한민족에게 맞는 ‘한국민족주의’로 사상의 지평을 넓히게 됩니다. 선생은 해방 당시 진정한 민족 지도세력이 없음을 안타까워 하며 이를 비극으로 여겼습니다. 분단상황을 민족사의 높은 차원에서 반성하고 우리 민족이 진정으로 살 길을 냉철하게 탐구하는 ‘참된 민족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하며, 민족주의의 과제로 통일, 사회의 민주화, 경제의 자립화를 강조합니다. 선생은 ‘민족주의’란 민족문제를 한반도 전체를 통해서 그 운명을 생각하는 입장이라고 하며, 분단상황 속에서 냉전적 사고로 민족문제를 생각하는 입장인 ‘국민주의’와 구별을 당부합니다. 선생의 민족주의는 ‘인간해방을 위한 보편적인 원리’에 기반하고 냉전 이데올로기를 벗어나려는 시도로서 민족지상주의, 민족우월주의와는 구분해야 할 것입니다.

 

현대사 연구를 꺼리는 역사학계의 상황을 개탄하던 선생은 민족의 현실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한 수단으로서 현대사 연구에 매진합니다. 사상과 학술의 자유가 억눌리던 군사정권 아래서, 현대사를 파헤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불온시 되던 시기에 선생이 제한된 자료와 열악한 환경 아래서 선구자의 길을 걸었다는 것만으로도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선생의 탐색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이 발굴과는 다릅니다. 선생은 참된 역사 연구의 자세는 ‘문제를 제기하는 데 있다’고 보며 현대사 연구도 ‘냉전 이데올리기의 차원’에서 ‘민족적 차원’으로 문제의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선생의 저서들은 70·80년대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고 현대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선생은 우리 민족이 겪는 고난의 근본원인이 ‘분단’이라고 진단했고 이를 해결해야 진정한 민족주의를 완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선생이 통일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인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선생은 다시 태어나도 기자가 되겠다고 할 정도로 언론인을 천직으로 생각했습니다. 선생은 참된 언론인은 사회과학적 탐구로서 정진하며 양심과 소신을 지키는 ‘직필정신’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글 쓰는 사람은 글의 내용과 자기의 생활에 모순이 없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졌던 선생은 글을 쓰면서 이 글이 훗날 어떻게 평가 받을 지를 항상 염두에 두면서 사셨습니다. 선생의 글이 생명력을 지닌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선생은 신생국 언론인의 사명을 강조하며 서구의 ‘객관주의 언론관’을 벗어나 ‘주체적 언론질서’를 확립하고 ‘언론의 독립과 자유’를 회복하는 데 기여할 것을 주문합니다. ‘민족지성’에 이어 ‘민족언론’을 내세우는 것도 삶은 현실에 기반을 둬야 하며 그 현실은 민족과 분리될 수 없다는 선생의 신념 때문입니다.

 

현직 언론인으로서 억압과 굴종을 경험했던 선생은 ‘언론의 독립’과 ‘편집권 수호’에 남다른 열정을 쏟습니다. 언론을 예속기업적 위치에서 ‘독립기업’으로 확립해야 하며 신문의 사시와 편집방침의 수호에 기자들이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을 밝히며, 언론기업이 권력과 자본에 종속되어서는 정론을 펼칠 수 없고 독립된 자유가 없는 언론은 책임도 질 수 없다는 통찰력을 보입니다.

 

선생은 한국언론사 연구가이기도 합니다. 선생은 ‘언론의 독립’과 ‘민족언론’의 관점에서 언론사를 정리하여 민주언론운동에 기여하고 언론과 언론산업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하였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비범한 자질과 뛰어난 능력을 보인 지식인은 많지만 언행이 일치하고 양심, 지조, 품위를 평생 지킨 분은 흔하지 않습니다. 선생의 사상은 선생의 올곧은 삶으로 더욱 빛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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